[앵커]
사건을 보다 시간입니다.
최근 구치소에서 동료 재소자들에게 폭행당해 20대 재소자가 뇌사에 빠지는 사건 있었죠.
심층 취재한 사회1부 성혜란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폭행 이유가 피해자가 점호 땐 쉰 목소리를 내서라는 것부터가 이해되지를 않아요.
A. 이 사건은 지난달 21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날 아침 인천구치소 재소자의 아버지가 인천의 대학 병원에서 전화 연락을 받습니다.
[인천 ○○병원 관계자 (지난달 21일)]
"심각한 상태죠. 심장이 20분 동안 멈췄다니까요. 모든 장기가 다 손상을 받게 돼 있어요."
구치소 같은 방을 쓰는 재소자 2명에게 목을 가격당한 건데, "점호 시간에 쉰 목소리를 냈다"는 게 동료 재소자에게 맞은 이유였습니다.
전날에도 피해자를 때린 가해자들이 쉰 목소리 때문에 전날의 폭행이 탄로 날까 봐 그랬다는 겁니다.
Q. 뇌사 피해자가 과거에도 폭행당한 사실도 가족들은 전혀 몰랐다고요?
A. 네 지난 3월부터 다른 방, 다른 재소자에게 수차례 맞아서 어깨뼈가 골절됐는데
가족들은 추가 폭행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가족들은 더 큰 폭력을 막을 기회를 구치소 측이 날렸다며 비판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3월부터 폭행 사건에 대한 대처가 적절히 돼 있었다고 하면 이번 사건도 사전에 방지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구치소 측은 1차 폭행은 피해자가 알리기를 원치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Q. 1차 폭행 가해자, 처벌은 받았나요?
A. 구치소 측은 1차 폭행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 방을 분리했다고 했는데요.
정작 1차 폭행 가해자는 추가 폭행 사건 이후인 지난달 23일에야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Q. 다른 구치소의 폭행 사건 처리도 한 달 넘게 걸리나요?
A.아닙니다.
앞서 수원구치소에서도 지난달 15일 동료 재소자의 폭행으로 재소자가 의식불명에 빠진 일이 있었는데요.
저희가 알아보니 이 사건은 발생 사흘 만에 가해 재소자가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성격이 유사한 사건인데도 처리에 걸린 시간은 차이가 컸습니다.
Q.그럼 문제가 발생을 하면 신고 시스템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A. 인천구치소 측도 평소 폭행 피해를 신고하라고 교육한다고 피해자 가족에게 설명했습니다.
[인천구치소 관계자]
"매번 목격자나 폭행 피해자나 다 신고하라고 방송도 하고 교육도 하는데…."
중요한 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겠지요.
5개월 전 재소자 간 살인 사건이 있었던 공주교도소에서 복역한 출소자에게 물었더니, 매달 폭행 피해 설문 조사를 한다고는 했습니다.
[공주교도소 출소자]
"설문지를 방에 인원수대로 딱 줘요. 그러면 한 명이 '야 이거 네가 다 체크해' 올바른 것만 체크해서 교도관한테 주는 거예요. '맞았다'는 글을 썼어요. 이 종이가 나갈 수가 없겠죠."
인천구치소 출소자도 "같은 공간에서 한 명이 답변을 똑같이 써서 모아 낸다"며 "폭행 사실을 알릴 수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습니다.
교정 당국이 운영 중인 내부 신고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건을 보다'였습니다.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